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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책육아

책 한권으로 시작한 아이 감정 말놀이, 작은 대화가 만든 큰 변화

by 맘자라기 2025. 4. 29.

아이를 키우다 보면 참 신기한 순간들이 많습니다. 어떤 날은 작은 일에도 재잘재잘 끊임없이 말을 쏟아내는가 하면, 또 어떤 날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어 속으로 답답해지는 날도 찾아옵니다. 특히 말을 배우는 속도가 조금 느리거나, 기질적으로 감정 표현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경우, 이 마음을 끌어내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로 풀어내는 일이 부모에게는 참으로 큰 숙제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저 역시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부터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아이의 감정을 읽고, 또 아이 스스로도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고민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주 소소한 시도, 책 한 권을 통해 아이 감정 말놀이를 시작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그 작은 놀이가 우리 가족의 소통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는지 오늘 이 글에서 자세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아이 감정 말놀이란 무엇일까?

아이 감정 말놀이라는 것은 책이나 일상의 상황을 매개로 삼아 등장인물이나 상황 속 감정을 아이가 말로 표현해 보는 놀이입니다. '읽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고, 생각하고, 말로 풀어내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책 속 주인공이 슬퍼 보이는 장면이 나오면 "이 친구는 왜 슬플까?" 하고 묻고, "슬펐던 적이 있어?" 하고 아이의 경험과 연결해 보는 식이죠.

 

아이 감정 말놀이는 다양한 감정 단어를 접할 수 있게 해주고, 내면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만들며, 타인의 감정을 상상하고 공감하는 힘까지 길러줍니다.

 

책 한 권으로 시작한 우리 집 아이 감정 말놀이 이야기

1. 책을 천천히 읽고 그림 속 마음 찾기

처음에는 아주 느리게 책장을 넘겼습니다. 글자를 읽는 것보다 그림을 오래 보고, 그림 속 표정과 몸짓을 함께 바라보며 "이 아이는 지금 어떤 기분일까?", "이 장면은 기쁜 걸까, 무서운 걸까?" 하고 천천히 질문을 던졌습니다. 한 페이지 읽고 넘어가기보다 그림 하나를 오래 바라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바로 그것이 아이 감정 말놀이의 시작이었습니다.

 

2. 감정 단어를 풍성하게 확장해주기

아이들은 보통 ‘좋아’, ‘싫어’, ‘무서워’, ‘화나’ 정도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훨씬 더 다양한 감정이 존재하고, 이 감정을 알게 될수록 아이는 더 섬세하게 자신의 마음을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기분이 이상했을까?", "약간 속상하면서도 서운했을까?" 이런 식으로 한 감정 안에서도 다양한 느낌을 덧붙여 주었습니다.

 

아이 감정 말놀이를 통해 '기쁨', '신남', '자랑스러움'처럼 긍정적인 감정은 물론, '불안', '당황', '섭섭함' 같은 감정도 함께 배워갔습니다.

 

3. 아이의 경험과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책 속 상황을 보며 "우리도 그런 적 있었지?", "네가 친구랑 놀다가 장난감 뺏겼을 때 기분이 어땠지?" 하고 자연스럽게 경험을 끌어냈습니다. 이 과정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이 스스로 느낀 감정을 안전한 상황 속에서 말로 풀어내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조절하는 힘을 키우기 때문입니다.

 

아이 감정 말놀이는 단순히 책을 읽는 시간을 넘어서 아이와 마음을 공유하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어주었습니다.

 

4. 표정 따라 하기 놀이로 확장하기

책을 덮은 뒤에는 "화난 표정은 어떻게 생겼을까?", "슬픈 얼굴은 어떤 표정일까?" 하고 서로 흉내 내며 놀았습니다. 특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얼굴로, 몸짓으로 표현하는 과정은 아이에게 ‘감정을 말로 설명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었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감정 표현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5. 매일 조금씩, 꾸준히

아이 감정 말놀이는 하루아침에 결과가 드러나는 놀이가 아닙니다. 하루에 단 5분이라도 좋으니 매일 책을 펼치고, 감정에 대해 묻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 집은 저녁 잠자리 루틴에 꼭 책 한 권 읽기와 아이 감정 말놀이를 넣었고, 몇 달을 꾸준히 이어가자
아이의 말 표현력과 감정 조절력이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진 순간들

아이 감정 말놀이를 시작하기 전에는 조금만 기분이 나빠져도 울음을 터뜨리거나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감정을 말로 풀어내는 연습을 하면서 "엄마, 나 지금 화났어.", "혼자 있고 싶어.", "속상했어.", 이렇게 상황을 말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감정을 폭발시키는 빈도도 줄어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생이 넘어져 울 때 "많이 아팠지? 놀랐구나." 하고 상대방 감정에 공감하는 말까지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아이 감정 말놀이가 단순한 언어 훈련이 아니라 아이의 정서 성장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아이 감정 말놀이는 몇 살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보통 24개월 전후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이 서툴더라도 표정이나 제스처를 활용해 함께하면 더 좋습니다.

Q2. 매번 책을 읽으며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일상 속 상황, 그림 카드, 짧은 동화 영상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감정 말놀이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Q3. 아이가 대답을 잘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정답을 요구하지 않고 "엄마는 이렇게 느꼈어" 하며 자연스럽게 모범을 보여주면 됩니다.

Q4. 책을 싫어하는 아이에게도 적용할 수 있나요?
네,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책을 소재로 한 놀이'처럼 접근하면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Q5. 어떤 책이 감정 말놀이에 적합한가요?
특정 책을 추천하지는 않지만, 등장인물의 감정 변화가 명확한 이야기나 표정과 상황 묘사가 풍부한 그림책이 효과적입니다.

 

감정을 말로 풀어내는 힘, 작은 놀이에서 시작됩니다

아이 감정 말놀이는 거창한 수업이나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책 한 권, 그림 한 장을 통해 아이와 나누는 소소한 대화, 짧은 표정 놀이, 서툴지만 진심을 담은 말 한마디가 아이 마음속 깊은 곳을 열어주는 열쇠가 됩니다. 오늘 하루, 아이와 책 한 권을 펼치고 "이 친구는 어떤 기분일까?", "우리도 이런 기분이 든 적 있지?", 살며시 물어보는 것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힘을 키워주세요. 아이의 세상은 작은 말 한마디로 조금씩 더 따뜻하고 넓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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