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표현이 늘어난 아이와의 첫 소통, 그림책이 연결고리가 되었어요.
아침에 옷 입히려 하면 “싫어!”
밥 먹자고 하면 “안 먹어!”
외출하자고 하면 “나가기 싫어!”
하루에도 수십 번
“싫어!” “안 해!” “내가 할 거야!”
그 짧은 말 한마디에
속 터지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한 초보 엄마 마음, 많이 공감하실 거예요.
하지만 아이의 “싫어!”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자아가 생기고 있다는 성장의 신호라고 하죠. 그걸 머리로는 알지만, 막상 감정이 엇갈릴 땐 마음의 거리가 멀게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 어느 날, 책 한 권으로 아이와 처음으로 “감정”을 나눴던 경험을 이야기해 볼게요.
아이의 “싫어!”는 자라는 중이에요
많은 육아 전문가들이 말하듯, 만 2세~4세 사이의 아이는 자신의 감정, 의사, 욕구를 말과 행동으로 적극 표현하려는 시기를 겪습니다.
이 시기를 흔히 ‘자아형성기’, ‘반항기’, ‘싫어 시기’라고 부르기도 하죠.
✔ 스스로 하고 싶은 욕구
✔ 결정권을 갖고 싶다는 마음
✔ 나만의 방식이 있다는 자아의 시작
→ 모두 건강하게 자라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랍니다.
하지만 이 시기 부모와의 충돌이 반복되면, 아이도 상처받고, 부모도 지쳐 서로의 마음이 점점 멀어질 수 있어요.
책으로 다가가기 – 말 대신 그림으로 전한 감정
그날도 어김없이 “싫어!”를 외치던 아침, 저는 우연히 책장에 꽂혀 있던 그림책 한 권을 꺼내 들었습니다.
제목은 《싫어!》
표지에 한 아이가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었죠.
“이거 봐봐, 얘도 자꾸 싫대~”
“엄마랑 닮았어? 아니면 너 같아?”
처음엔 힐끗 보더니, 곧 제 무릎에 앉아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순간이 저희 둘 사이에서 감정의 문이 열린 첫 순간이었습니다.
책으로 소통하는 방법 – 실전 팁 5가지
1. 아이 감정이 담긴 책을 고르세요
아이의 현재 감정 상태와 맞닿은 책은 그 자체로 공감이 됩니다.
- “싫어!”, “내가 할 거야!” 같은 제목의 책
- 주인공이 떼쓰거나 울고 웃는 스토리
- 감정 단어가 반복되는 이야기
2. 주인공에게 감정을 빗대어 이야기해요
“얘는 화났대~ 왜 화났을까?”
“네가 화날 땐 어때?”
이런 질문은 아이로 하여금 스스로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게 도와주는 말이에요.
3. 감정 단어를 반복해서 들려주세요
기쁨, 슬픔, 화남, 답답함, 서운함...
이런 단어를 많이 접한 아이일수록 “싫어!” 외의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어요.
“지금은 속상한 거구나?”
“그게 마음에 안 들어서 싫었던 거야?”
4. 아이가 말할 시간 주기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 책장을 멈추거나 말을 던졌다면, 그게 바로 마음이 열린 순간입니다.
조금 기다려주세요.
5. 책을 통해 하루의 감정을 정리해 보세요
자기 전 책을 읽고 “오늘 기분도 이 책이랑 비슷했어?”, “우리 오늘은 어떤 하루였을까?”, 짧게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하루 감정 마무리 루틴이 생겨요.
🧸 맘자라기의 실제 변화
저희 아이는 한동안 무조건 “싫어!”라고 말하는 것이 습관처럼 굳어져 있었어요.
심지어 본인이 원하는 것도 “싫어!”라고 말하고 나중에 울더라고요.
그런데 책을 읽으며 “화가 났구나”, “이게 속상한 거였구나”라는 걸 조금씩 말로 꺼내면서 표현의 단어가 하나씩 늘기 시작했어요.
✔ “싫어” → “엄마가 안 놀아줘서 싫어”
✔ “싫어” → “지금 혼자 있고 싶어”
이 변화는 단 며칠 만에 일어나진 않았지만,
꾸준히 책으로 감정을 들려주고 받아줬을 때 마침내 아이가 마음을 열고 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아이가 책에 집중을 안 해요. 괜찮을까요?
A. 괜찮습니다. 처음엔 엄마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점차 아이가 흥미 있는 책을 스스로 선택하게 될 거예요.
Q. 어떤 책을 고르면 좋을까요?
A. 감정 표현 중심 그림책,
반복 문장이 있는 유아 그림책,
유아 심리 그림책이 좋아요.
Q. “싫어” 시기는 언제까지 지속되나요?
A. 보통 만 2세~4세 전후까지 반복되며, 감정 단어가 늘고 언어 표현력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완화됩니다.
Q. 감정 표현 말고 행동으로 때릴 때는 어떻게 하나요?
A. 그 감정의 이유를 차분히 묻고, “지금은 이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돼”라는 규칙을 알려주세요.
→ 행동 제어보다 감정 인식이 먼저입니다.
Q. 하루에 책은 몇 권 정도 읽어줘야 하나요?
A. 권수보단 질과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하루 한 권이라도 반복해서 읽고 감정을 나누는 게 더 효과적이에요.
“싫어!”라는 말은 아이에게 가장 먼저 생긴 자기표현의 언어예요.
억누르거나 고치기보단,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알아차려주고 더 다양한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요?
책은 그 과정을 조금 더 따뜻하고, 부드럽게 이어주는 감정 소통의 징검다리가 되어줄 거예요.
오늘 하루도 우리 아이 마음에 작은 그림책 한 권을 살며시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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